'그 사람의 연애방식' - KBS2 드라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 리뷰 겸 연애 이야기 브라운관 밖


 한재희(박시연)는 부와 명예를 위해 강마루(송중기)를 이용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마루야, 도와줘"라는 한 마디에 어디든 달려간다. 서은기(문채원)는 한재희 때문에 강마루가 자신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했음을 알면서도 그에게 아무 내색도 하지 않는다. 그를 잃을까봐서다. 안 변호사는 자신을 바라보지 않는 여자, 한재희를 위해 19년간 태산그룹회장에게 바친 충성을 너무도 쉽게 저버린다. 이쯤 되면 '성선설'을 믿고 싶어진다. 어째서 사람은 자신을 쳐다보지 않는, 자신의 마음을 끊임없이 아프게 하는 이성에게 더 헌신하고 매달리고 싶어지는걸까?

 정도의 차이지만 현실의 연애에서도 마찬가지다. 서로가 공평하게 좋아하고 긍정적 에너지를 주고 받는 관계가 '이상적 연애'다. 하지만 이러한 연애를 유지하는 커플이 몇이나 되는가. 연인들은 싸움에 중독이라도 된 듯 끊임없이 언쟁하고 서로 밀고 당긴다. 상대방이 나에 대한 마음이 식어갈수록 나는 더 안달이 난다. 그런데 그 사람이 내게 좋다고 매달리면 그 뜨겁던 마음이 차갑게 식어버린다. 나는 나를 좋아하지 않는, 외롭고 고독한 남자에게 모든 걸 퍼주고 감싸안아주고싶다. 그때 난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여자'가 따로 없다.

 하지만 착각이다. 내가 이렇게 받아주면 나의 소중함을 알아주겠지. 그 사람의 상처받은 영혼을 감싸줄 수 있는건 나밖에 없지. 결국, 나는 그(녀)를 암흑속에서 구원하게 될거야. 병든 마음을 가진 상대방을 치유하겠다는 시도는 반대로 자신을 병들게 함을 절대 깨닫지 못한다. 극 중에서 서은기는 "너 똥 밟았어. 강마루한테 잘못 걸렸다고. 지금 도망쳐"라고 말하는 그의 입에 뽀뽀한다. 그러나 종전엔 자신이 운전하던 차를 유턴해 맞은 편에서 달려오는 그의 차로 돌진한다. 극단적이지만, 일방적인 사랑의 관계는 대부분 심적으로 큰 교통 사고를 당하며 산산조각이 나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세상 모든 짝사랑이 소모적이라는 말은 아니다. 다만 상대의 마음이 어떤지에 휩쓸리지 말자고 말하고 싶다. 그저 그 사람 '그 자체'를 좋아하라. 그리고 상대를 사랑하는 행위 자체에 충족과 기쁨을 느끼면 된다. 뒤틀리고 꼬인 관계에서 한재희, 강마루, 서은기 세 사람은 자기 자신을 잃고 무너져간다. 하지만 마루의 여동생 강초코(이유비)의 사랑은 다르다. 그녀의 박재길(이광수)에 대한 사랑의 표현은 발랄한 매력으로 시청자 뿐만 아니라 그의 마음까지 차츰 사로잡고 있다. 그녀가 그의 마음에 연연해하지 않기 때문이고, 자기 자신을 잃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 이제 당신의 사랑에 대해 생각해볼 차례다. 그 사람이라 좋은 건지, 그 사랑이라 좋은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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