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자들(2012) by. 김홍선 스크린 밖

 '실제 장기 밀매자를 만나기 무서워서 사람이 많은 카페를 약속 장소로 했다'는 감독의 제작 인터뷰 기사를 보았다. 그만큼 현재 장기밀매 실태와 디테일에 현실성을 부여하고 싶었다는 얘기일거다. 범법자를 인터뷰하는 위험(?)까지 무릅쓰며 말이다.

 극 중 영규(임창정 분)는 장기 이식이 필요한 아버지를 둔 여자 유리(조윤희 분)에게 수술비를 마련해주기 위해 손 씻었던 장기 밀매 총책 일을 다시 시작한다. 대상자는 희귀 혈액형을 지닌 채희(정지윤 분). 그녀의 심장에는 8억의 가치가 있다. 하반신 마비로 휠체어를 타고 다녀야 하는 그녀에겐 남편 상호(최다니엘 분)가 존재한다. 앞서 말한 모두가 각기 다른 목적을 지니고 중국행 어선에 오르며 극은 절정을 향해 달려간다. 불법 장기 이식 수술로 아버지를 살리려고 하는 유리, 여자의 심장과 혈액을 빼내는 작업으로 큰 돈을 벌어 유리에게 주려 하는 영규, 아내와 행복한 여행을 꿈꾸는 상호. 그러나 중국에 도착했을 때, 그들의 목적은 출발하기 전과는 확연히 달라진다.

 흥미진진하고 긴장감 있게 극을 이끌어 가는 흐름이 좋았다. 하지만 현장성을 최대한 살리려 했던 사건, 배경, 소품들과는 달리 다른 요소들은 식상하기 짝이 없다. 어디선가 본 듯한 잔인함, 어디선가 들은 것 같은 대사들, 어디선가 나왔었나 하는 반전.. 진부한 클리셰들의 나열이다. 현실과는 동떨어진 영화적 요소들이 난무하다. 어느 누가 칼에 눈을 맞고 배를 찔리며 심오한 대사들을 내뱉을 것인가. 고작해야 '억' 하는 비명이 실제 현실이다. 정작 영화에 담긴 장기 밀매에 대한 메시지는 이러한 진부함 때문에 설득력이 약해진다.

 그래도 이렇게 한없이 '영화 같은' 대사들을 두 배우, 임창정과 최다니엘이 살린다. 특히 최다니엘은 틀에 박힌 표현이나 대사를 어찌나 실감나고 새롭게 표현했는지. 연기가 정말 반짝반짝 빛났다

덧글

  • 2012/12/20 16:15 # 답글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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